정신건강 블로그

우울증 상담: 우울증과 자살, 아무도 죽고 싶어하지 않는다!

권혜경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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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자살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유명 연예인, 기업 총수의 자살부터 시작해서 생활고 비관과 성적 비관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자살까지. 이런 보도들을 접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선택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을 직시하고 헤쳐 나갈 힘이 없는 무책임하고 나약한 사람이니까 자살을 하지.”라는 비난의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자살을 할까? 어떤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하는 것일까?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자살은 충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살기를 원하지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살을 한 사람들의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들이 자살하기 전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다고 말하는데 우울증의 가장 심각한 폐해가 바로 자살인 것이다. 따라서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은 생활고 비관도, 성적 비관도 아닌, 바로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에 있는 것이다.

물론 자살한 사람들이 겪은 현실적 어려움들이 우울증에 원인제공을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어려운 현실이 모든 사람을 다 우울증으로 내모는 것은 아니다. 물이 반이 채워진 컵을 보고 어떤 사람은 “물이 반이나 있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물이 반밖에 없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똑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그 사람의 성격 구조에 따라서 눈 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전혀 다르게 인식하고, 해석하고,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우울증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우리 민족의 정서가 한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우울함과 슬픔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죽하면 다른 문화에서는 새가 노래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 새의 노랫소리가 울음소리로 들리겠는가? 이렇게 우울함을 당연시하다 보니 우울증을 치료 받아야 할 질병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며칠씩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데도 주변 사람들은?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생각을 하다가 병이 깊어져서 그 사람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그제야 우울증의 파괴적인 힘을 깨닫고, 상담을 권해볼 걸 하고 후회해 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 보도를 접하면서, 여러 가지 자신을 둘러싼 루머로 고통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본인이 혹은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의 상태를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 의문이 들었다.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있었는가?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가? 만약 심리상담을 받았더라면 이런 식의 자살은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심리상담이란 내담자가 자신을 잘 알게 하여 즉, 자신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고, 왜 이런 상태에 이르게 되었으며, 어떤 상태로 나아가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고, 자신이 보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내가 어떤 인간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그런 인간관과 세계관이 형성되었는지를 탐색하고, 과거에 틀이 잡힌 성격 구조에 의해 무조건 자동적으로 반응하거나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다양한 선택들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 자신이 내린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자살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 상황에서 죽음이 아닌 다른 대안을 보지 못한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장기수가 집에 왔는데 누가 방문을 밖에서 열어주지 않아 화장실을 가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왜 누가 방문을 열어주길 기다려? 그냥 자기가 열고 나가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20년 동안 누가 밖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 사람에게는 그 순간 내가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다는 선택이 머릿속에 없었던 것이다. 우울증 같은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었어.”, “다른 방법이 없잖아”, “이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살아가는가? 하지만 조금만 더 자신의 의식, 무의식을 알고 자신이 사람들과 관계 맺는 패턴들을 알게 되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꼭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내가 꼭 피해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도, 가해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보다 조화로운 삶을 살게 된다.

아직 한국 사람들에게는 상담이 다소 생소하고 심각한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나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 특히 뉴욕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정신적 질환이 없더라도 대인관계 문제, 부부간의 갈등, 수면장애, 직장 내 스트레스, 건강염려증, 분노 조절, 불안 등의 이슈로 상담센터를 찾는다. 특히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들 중에서 유태인들의 비율이 아주 높은데, 전 세계에 분포한 절대적인 유태인들의 숫자에 비해서, 성공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자신을 탐색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더 넓혀서 선택당하는 삶이 아니라 선택하는 삶을 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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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경 박사
권혜경 박사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도미하여 뉴욕대학교에서 음악심리치료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이후 세계적인 정신분석연구소인 뉴욕의 National Institutes for Psychtherapies에서 정신분석가 과정을 마치고 뉴욕에서 정신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랜 기간 다양한 내담자들과 상담을 해오면서 거의 대부분의 심리적, 신체적 문제의 원인은 트라우마라는 것을 깨닫고 신경과학 근거기반의 트라우마 상담기법들을 하나씩 배우고 임상에 적용하면서 풀리지 않던 상담에 새로운 돌파구들을 마련하게 되었다. 권 박사가 받은 상담훈련은 정신분석과 예술심리치료외에도, 신경과학에 가반한 상담기법인 IFS, EMDR, Sensorimotor Psychotherapy, AEDP, TRE, Flash Technique, 다미주신경 이론 및 애착 이론 등이며, 현재 IFS Institutes 인증 IFS 수퍼바이저, EMDRIA 인증 EMDR 컨설턴트, Sensorimotor 심리치료연구소의 Advanced SP Practitioner, 세계적인 뉴욕의 정신분석연구소 National Institutes for Psychotherapies의 트라우마 프로그램 수퍼바이저로 상담사들을 교육하고 있다. 2014년 이후로 한국 정신건강전문가들에게 뇌과학에 바탕한 트라우마 상담기법들의 핵심을 망라한 통합적 트라우마 심리상담기법을 전수하고 있고, 단순히 이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닌, 배운 이론을 상담 현장에서 잘 쓸 수 있도록 '수퍼비전'이라는 상담사를 위한 컨설팅도 하고 있다. 싸이칼러지 코리아를 설립하여 세계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많은 트라우마 상담기법들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2022년에 권박사는 자신이 설립한 싸이칼러지 코리아를 통해 실력있는 상담사와 내담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화상 심리 상담 플랫폼인 카운슬러 코리아를 만들어 서비스 하고 있다. 권박사는 카운슬러 코리아의 총괄 임상 수퍼바이저이기도 하다. 권박사의 저서로는 '감정조절: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내는 방법'과 '심리톡톡 나를 만나는 시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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