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블로그

우울증: 잔소리는 아이의 영혼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권혜경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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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말이다. 자랄 때 부모님으로부터 숱한 잔소리를 들어왔고, 지금도 누군가에게 그 잔소리를 듣고 있고 또 내가 그 잔소리를 누군가에게 하고 있다. 하지만 잔소리는 그 이름과는 다르게 상당히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반복되는 잔소리는 나도 모르는 새 영혼 깊숙이 스며들어 어느새 나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다.

잔소리는 주로 사소한 일에 대해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 하게 되며 “너는 이러이러해”라고 상대방을 단정 짓는다. 예를 들어 방을 정리하지 않는 아이를 보고 화가 난 엄마는 “너는 왜 맨날 그 모양이니?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내가 그렇게 치우라고 얘기했는데 도대체 말을 듣지 않는구나. 너란 애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잔소리를 한다. 이 엄마는 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고, 잔소리를 하는 목적은 그런 불만을 표현하면 아이가 행동에 변화를 일으켜 다시는 엄마를 실망하게 하지않을 것이라는 바람이다.

하지만 잔소리를 하는 과정에서 수단이 목적을 흐리게 하여 정작에 잔소리가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은 행동 변화에 대한 촉구 혹은 그런 기회의 제공이 아니라 “너는 어쩔 수 없는 구제불능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렇게 살수 밖에 없어”라는 메세지를 주는 것이다.

이런 메세지를 계속 받는 사람은 자존감에 심한 상처를 받게 되고 이런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가 자신을 보는 시각(구제 불능)에 자신의 행동을 맞추어버리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게 되거나.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상대에 대한 증오심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더욱더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게 된다. 비록 그것이 자신이 바라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하더라도.

잔소리를 하기 전에 내가 상대로부터 원하는 게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 보자. 상대를 좌절시켜서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스스로 고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계속 반복되는 지루한 잔소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뭔가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다면 최대한 간단하게 언급하고 상대가 그 상황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그냥 “방이 어질러져 있네”라는 간단명료하고 가치판단이 배제된 중립적인 말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이 스스로 상황을 돌아보고 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만든다.

권혜경 박사
권혜경 박사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도미하여 뉴욕대학교에서 음악심리치료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이후 세계적인 정신분석연구소인 뉴욕의 National Institutes for Psychtherapies에서 정신분석가 과정을 마치고 뉴욕에서 정신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랜 기간 다양한 내담자들과 상담을 해오면서 거의 대부분의 심리적, 신체적 문제의 원인은 트라우마라는 것을 깨닫고 신경과학 근거기반의 트라우마 상담기법들을 하나씩 배우고 임상에 적용하면서 풀리지 않던 상담에 새로운 돌파구들을 마련하게 되었다. 권 박사가 받은 상담훈련은 정신분석과 예술심리치료외에도, 신경과학에 가반한 상담기법인 IFS, EMDR, Sensorimotor Psychotherapy, AEDP, TRE, Flash Technique, 다미주신경 이론 및 애착 이론 등이며, 현재 IFS Institutes 인증 IFS 수퍼바이저, EMDRIA 인증 EMDR 컨설턴트, Sensorimotor 심리치료연구소의 Advanced SP Practitioner, 세계적인 뉴욕의 정신분석연구소 National Institutes for Psychotherapies의 트라우마 프로그램 수퍼바이저로 상담사들을 교육하고 있다. 2014년 이후로 한국 정신건강전문가들에게 뇌과학에 바탕한 트라우마 상담기법들의 핵심을 망라한 통합적 트라우마 심리상담기법을 전수하고 있고, 단순히 이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닌, 배운 이론을 상담 현장에서 잘 쓸 수 있도록 '수퍼비전'이라는 상담사를 위한 컨설팅도 하고 있다. 싸이칼러지 코리아를 설립하여 세계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많은 트라우마 상담기법들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2022년에 권박사는 자신이 설립한 싸이칼러지 코리아를 통해 실력있는 상담사와 내담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화상 심리 상담 플랫폼인 카운슬러 코리아를 만들어 서비스 하고 있다. 권박사는 카운슬러 코리아의 총괄 임상 수퍼바이저이기도 하다. 권박사의 저서로는 '감정조절: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내는 방법'과 '심리톡톡 나를 만나는 시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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